11월 즈음이 되면 국제학교마다 오픈 데이를 한다.
아이의 학교에서도 오픈 데이 행사를 진행했고 아침 집합 시간에 맞춰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었다.
평소 눈여겨보았던 학교에 미리 신청서를 내고 오픈 데이에 참석하게 되는데 학생들이 설명을 해주며 학교 투어를 진행한다.
말레이시아에 이미 다니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도 많이 참석하고 로컬 학생과 학부모도 많이 온다.
학교 마케팅팀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가 학교를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한다.
학교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고 상담도 해주니 학교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간혹 국제학교를 준비하면서 답사를 꼭 해야 하나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이 한국에서 먼 거리에 있는 나라에 유학을 가시는 분들은 한번 다녀오는 게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있으니 유학원의 문을 많이 두드린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6시간 정도이니 학교를 정하기 전에 대략적인 파악을 위해 꼭 답사를 해 보시는 게 좋다.
비용과 시간을 줄이려다가 자칫 결정 장애의 늪에 빠져 계속 고민만 하다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으니 일단 와서 보시는 게 여러 모로 빠른 길이다.
그러면 직접 답사를 하면 후회를 안 할까?
그렇지는 않다.
세상에 100% 단정할 수 있는 게 있을까?
그러나 답사를 하면 후회할 확률을 확실히 낮출 수 있다.
그래서 오픈 데이를 이용해 다른 학교를 탐색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다른 사람의 말이나 의견이다.
누가 어떻다더라, 어느 아이가 어떻다더라 라는 얘기를 듣고 나만 느리게 가는 건가 하고 괜히 위축되어 애먼 아이만 잡게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겪는 이 모든 일들은 다 과정 속에 일어나는 하나의 '이벤트' 또는 '현상'일 뿐이다.
그러니 쉽게 좌절하지도 쉽게 흥분해서 경거망동할 일도 없다.
그저 긍정적인 마음으로,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의 나에게 격려와 위로를 해주면 된다.
아이에게도 마찬가지다.
하루 아침에 영어가 술술 나오고 로컬 친구와 스스럼없이 친해지지 않는다.
뭉근한 아랫목처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조바심이 나더라도 우리 부모는 옆에서 아이의 의지가 꺾이지 않게 격려해 주는 게 최선이다.
국제학교에서 학기말에 학생에게 주는 상 중에 'Most Improvement' 라는 상이 있다.
가장 많이 성장한 아이에게 주는 상이다.
여기서 비교 대상은 오로지 그 아이의 과거와 현재일 뿐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자면 익숙하고 편안한 한국에서 갑자기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옮겨온 것이다.
아이가 온통 낯선 환경과 언어에 홀로 외로운 시간는 버티는 걸 상상해 보시라!
안 그래도 위축되고 스스로가 보잘것없이 보일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라도 아이를 응원하고 힘을 복돋워 주는 서포터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홀로 외로운 시간을 버틴 아이는 그 누구보다 흔들림 없는 큰 나무가 될 것이라 믿는다.
